후기 개선 프로젝트가 끝이 아닌 시작인 이유
후기의 진화는 지금부터
안녕하세요. 커머스기획팀 박지연입니다. 😉
컬리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약 7년간 서비스되었던 후기를 개선하게 된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후기는 왜 개선이 필요했을까?
후기는 기획자 면접에서 ‘컬리에 입사하면 개선하고 싶은 서비스 1위’ 를 차지할 만큼 임직원과 사용자 모두가 개선하기를 염원하는 서비스 중 하나였어요.
특히 상품상세에서의 후기 탐색 UX는 정말 불친절했어요. 후기 리스트에서 상세페이지까지 뎁스가 깊고, 상세페이지에서 이전/다음 후기로 이동할 수 없었기 때문에 사용자가 5건의 후기를 탐색한다고 가정했을 때 최소 10회 이상의 클릭이 필요했죠.
아마 저처럼 게으른 사용자들은 세 번째 후기쯤에서 포기하고 페이지를 이탈하지 않았을까요? 🤣
이처럼 불친절한 게시판 UI/UX는 사용자들에게 지속적인 부정적 경험을 학습시켰고, 서비스 기간만큼 누적된 엄청난 후기 데이터와 레거시들은 잦은 성능 이슈를 만들어내며 존재감을 드러냈죠.
후기 개선을 위한 고민의 여정
모든 서비스가 그렇듯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비즈니스 목적에 따라 목표는 쉽게 휘둘리고 방향을 잃게 됩니다. 후기 역시 부족한 점이 많다는 부분에는 모두 공감했지만 어떤 방식으로 개선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차가 있었어요.
많은 기획자들이 이런 상황에서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게 되죠. 기획자의 성향, 조직구조, 소통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후기 프로젝트에 적용했던 제 방식을 공유해볼게요.
첫 단추를 잘 끼우기 위한 세 가지 노오력
1. 생각의 뼈대 세우기
후기는 이미 운영되고 있는 기존 정책이 있었기 때문에 유지해야 하는 것, 개선할 수 있는 것, 추가해야 하는 것을 구분하며 새로운 정책서를 정리하는 일로 뼈대를 세웠습니다. 아직 유관부서와 소통하기 전이기 때문에 가능 여부를 알 수 없다고 하더라도 기획자는 큰 맥락에서 서비스에 대한 밑그림을 먼저 다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만 이때 가장 중요한 건 ‘내 생각이 정답이 아님’을 상기하는 것입니다. 자칫 의견을 통보하는 것처럼 받아들여 소통이 단절되는 오류를 범할 수 있으니 동료들과 의견을 나누기 위한 기초공사 수준으로 생각해야해요.
후기에서 정리된 항목들은 추후 유저스토리와 마일스톤을 정리할 때 기초 자료로 역할을 해주었답니다. 😁
2. 누구와 일해야 하는지 바르게 알기
1에서 정리된 내용을 토대로 의존성이 있는 도메인(팀), 함께 일하게 될 동료들을 미리 체크했어요. 컬리에 입사 후 아직 구성원들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많이 애를 먹었던 부분이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기도 했죠.
기획 초기 단계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소통 대상을 명확히 해 두어야 뒤늦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이슈가 발생하는 리스크를 최대한 줄일 수 있어요. 후기는 고객대응, 법적이슈, 보안, 상품, 마케팅 등과 꾸준히 합의를 도출해야 했고, 프로덕트팀 내에서도 직/간접적으로 영향 있는 도메인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진행했답니다.
3. 커피챗과 스몰톡
예전 동료에게 “지연님은 깔끔하게 일 얘기만 하는 걸 좋아하시는군요?”라는 피드백을 받았던 적이 있어요. ‘상대방의 소중한 시간을 뺏지 말자(물론 내 시간도)’ 라는 생각에 굳이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하지 않았었는데 코로나로 원격근무와 온라인 미팅이 많아지면서 오히려 이런 시간이 더 필요해진 것 같아요.
후기 프로젝트에서는 각 팀에 담당자가 정해진 후 모든 팀 구성원들과 커피챗을 했어요. 후기팀도 초반에 팀간 커피챗과 스몰톡을 통해 동료들 조금씩 장벽을 허물고 온라인 소통이 한결 매끄러워졌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는 만큼, 서로에 대해서 이해하고 알아가는 시간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알게 되는 계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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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적고 나니 누구나 아는 뻔한 이야기를 한 것 같네요. 어쩌면 숨 가쁘게 돌아가는 실무 상황에서 저런 틈조차 낼 마음의 여유가 없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꼭 저와 같은 방법이 아니더라도 사전에 생각을 정리하고, 함께하는 동료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해요!
언제나 기본에 충실하게
본격적인 방향 설정을 시작할 때 일반적으로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은 데이터와 숫자입니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은 추후 성공/실패 여부를 측정하기 수월하고, 실제로 고객들의 반응을 확인하며 고도화할 수 있기 때문인데요. 아쉽게도 기존의 후기는 유의미한 데이터를 수집하지 못했던 환경이라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이나 목표설정이 어려웠어요.
아쉬움은 빨리 털어버리고 현재 상황에 집중해봅니다.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얼마만큼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그렇게 만들어낸 결과물이 어떤 목표에 닿을 수 있을지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주어진 과제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저는 늘 기본이 되는 몇 가지를 세우고 한두 가지를 덧붙이는 형태로 기준을 세우는 편입니다. 후기 개선에 적용했던 기준인데요. 아래와 같은 기준에 맞춰 요구사항을 하나씩 꺼내 정리해보니 대략적인 우선순위 정리가 훨씬 수월했어요.
- 목표 일정 내, 주어진 리소스로 개발 가능한 수준의 스펙인가.
- 사용자경험을 개선하고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가.
- 특정 카테고리에 치중하지 않고, 모든 후기 대상으로 필요한 기능인가.
- 지속해서 데이터 분석 및 측정이 가능한 기능인가.
- 타 도메인 의존성/영향도, 확장성을 고려했는가.
방향을 잃지 않기 위한 로드맵
아무리 우선순위를 정했다 하더라도 막상 상세기획을 시작하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 이런저런 기능들로 기획서는 몸집이 불어나죠. 하지만 이대로 욕심을 부리면 제대로 결과물을 내지 못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걸 우리 모두 경험적으로 알고 있어요.
기준과 우선순위가 정리되었으니 단·중·장기 로드맵을 그려봅니다. 추후 생각처럼 진행하지 못하더라도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로드맵은 정말 중요한 부분이에요. 전체 로드맵이 없는 상태에서 만든 어설픈 서비스는 금방 발목을 잡는 레거시로 돌변하고, 이미 불편함에 적응하고 학습된 고객들의 사용경험은 또 다른 불편함을 낳는 악순환을 만들어내거든요.
후기도 굵직하게 Phase 1-3을 정리했어요. 앞으로 후기가 가야 할 방향에 좋은 지시등이 되어주겠죠?
- Phase 1 : 사용자경험 개선을 최우선순위로 후기 탐색 경험 개선, 사진 후기 목록 제공, 기존 레거시 정리 → 확장 가능한 토대 마련
- Phase 2 : 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선점 도출과 디테일한 기능의 고도화, 유관부서 업무 향상 등 장기적으로 필요한 기능 구현
- Phase 3 : 다양한 가설과 실험/검증, 새로운 기능 발굴/도입
이번 개선은 Phase 1을 기준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아직 후기는 가야할 길이 멀답니다.
개선된 후기 둘러보기
이렇게 많은 고민을 거쳐 Phase 1에서 개선된 후기를 살짝 보여드릴게요 😄
후기 목록
1. 탐색 편의성을 고려한 리스트 UI
제목을 삭제하고, 후기 정보를 모두 밖으로 꺼내어 스크롤다운 한 번으로 편하게 후기 볼 수 있게 개선
2. 사진 모아보기 추가
상세페이지에 들어가야 겨우 볼 수 있었던 사진 후기를 모아볼 수 있는 갤러리 제공
3. 작성자 정보 강화
작성자의 등급, 구매한 상품 정보, 뷰티프로필 노출
4. 부가 기능 제공
PC에서만 제공되던 추천순/최근순 정렬 기능 제공, 숨겨져 있던 도움돼요 기능 전면 노출
사진 후기 상세
1. 이미지 노출 방식 개선
사진과 함께 다른 정보가 한 페이지 내에 노출될 수 있도록, 일정 비율로 크롭하여 이미지 제공
2. 사진, 후기 간 이동 편의성 향상
상세페이지 내에서 이전/다음 후기로 이동하는 버튼을 제공, 1개 후기에 여러 장의 사진이 있는 경우 네비게이션 제공
3. 작성자 정보 강화
목록과 동일한 작성자의 등급, 구매한 상품 정보, 뷰티프로필 노출
작성 가능 후기 목록
1. 목록 노출 방식 개선
다변화된 주문/배송 환경을 고려한 그룹핑
2. 주요 정보 강화
구매한 상품 정보, 배송완료일, 작성 가능일을 한눈에 볼 수 있게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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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가요? 실제로 화면을 비교해보니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왜 그토록 개선이 필요했는지 느껴지시나요?
이 외에도 크고 작은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으니 컬리에서 장보기 하실 때 달라진 후기를 꼭 경험해 보셨으면 해요. 배송 완료 후 30일 이내 후기 남기고 적립금 받는 것도 잊지 마세요!
컬리에서 기획자로 팀과 일한다는 것
기획자로 일하면서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렵게 느껴지거나 커뮤니케이션에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죠. 하지만 오히려 어렵고 꺼내기 힘든 이슈들을 수면 위로 올려 모든 의사결정의 과정과 문제점을 투명하게 소통하는게 중요한것 같아요. '후기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슬랙을 이용해서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고 위클리 미팅으로 진행상황을 점검했어요. 그 과정 중에 결정되고 정리된 내용은 문서로 남겨 최대한 많은 정보를 공유하려고 노력했어요.
이번 '후기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한 팀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고객관점에서 고민한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요건을 정의하고, 상세기획을 기준으로 가능 여부를 점검하고, UX를 고민하며 시안을 개발하는 과정 등 모든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피드백을 주고 받았다고 생각해요.
프로젝트 회고를 하면서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좋았던 점(Liked)-배운 점(Learned)-부족한 점(Lacked)-바랐던 점(Longed for)"을 정리하는 4Ls 회고 중 '좋았던 점(Liked)' 일부 내용을 통해 그 적극적이었던 분위기 일부를 보여드릴게요.
팀원들과 함께 '후기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객관점으로 생각하고, 기술적으로 가능한지, 현재 환경에서 구현할 수 있는 지, 다른 부분에 주는 영향은 없는지 적극적으로 의견을 주고 받았습니다. 이를 통해 함께 프로젝트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팀원들과 함께 공유하고 있다고 새삼 느꼈답니다. 🥰
후기의 진화는 지금부터 시작
'후기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어요. 후기는 사용자와 직접적인 스킨쉽이 많은 서비스라서 단순히 잘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사용자와 어떻게 소통해야 하는지, 컬리를 사랑하는 사용자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더 깊이 고민하게 됐어요.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했던 팀원 모두 이번 개선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어요. Phase 1을 무사히 마무리한 후기팀은 다음 Phase를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다음 번엔 컬리라서 가능한, 컬리라서 특별한 후기 서비스의 면모를 여러분께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컬리에서 팀과 함께 진짜 서비스를 만들어가는 경험을 하고 싶으시다면: 커머스 플랫폼 기획자 채용